


간결한 대답을 듣는것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음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리오는 어린 시절부터 마법과 가깝게 지내온 삶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이름만 들어도 아, 에르시아 가문? 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의 유명한 마법사쪽 순수혈통 가문이 었으나 머글인 아버지를 만나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 가문을 저버리고 나가살았을 정도이니 이쯤이면 말 다한거나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두분이서 사랑에 빠져서 제 오빠가 생겼고, 몇년 있다가 자신이 생겼으니 정말이지 사이가 좋은 부부라고 할수 있겠다.
그래서일까, 리오는 어린 시절부터 마법사들의 세상에 대해 말을 들으면서 자라왔고, 엄마와 오빠를 따라 자신도 호그와트에 입학하게 되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렸다.
*
그리고 리오가 열한살이 되고 난 여름의 어느날, 에르시아 가문의 저택에도 부엉이가 찾아왔다.
부엉이가 전해온 편지를 받아든 흑발의 여인은 어디서 온 건가. 하고 수취인을 보았고 이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 ...어머나, 드디어. "
이윽고 그녀는 밖으로 나와 한참 신나게 놀고있던 남매에게(거의 일방적으로는 오빠가 리오가 원하는대로 실컷 놀아주고 있는 모양새였지만은) 와보라는듯 작게 손짓을 해보였다.
그러자 그녀의 부름에 놀던 걸 멈추곤 금새 앞으로 달려오는 남매.
" 부르셨어요, 어머니? "
" 엄마.......한참 오빠랑 놀고 있었는데요. "
여인은 입이 쭉 나온 제 막내딸을 달래려는듯, 빙그레 웃으면서 제 손에 들린 편지를 흔들어보였다. 뒷면에 선명히 찍혀있는 H 모양의 붉은색 인장을 보고는 리오의 눈이 반짝인다. 옆에 있던 오빠도 편지를 보고 놀란 듯 자기를 보다가, 제 어머니를 다시금 바라보았다.
" 엄마, 설마...! "
" 그래, 리오야. 그렇게 기다리던 호그와트 입학 통지서네. "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리오는 제 오빠한테 들려서 빙그르르 한바퀴 돌려졌다. 주책맞은 동생바보가 또.
" 리오야 너도 드디어 호그와트에 입학하게 되는구나!! 네가 어느 기숙사에 가게 될지 오빠 도 벌써부터 설렌다. "
" 아, 오빠!!! 진짜! "
제 오빠의 주접에 부끄러워진건지 리오는 투덜거리면서 내려달라고 말을 했으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어보인다.
여인은 남매의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다가 다시금 입을 열려고 하다가 어느새 자기 곁으로 다가온 남자를 보며 고갤 돌려 시선을 맞추었다.
" 여보. "
" 그렇게 기다리던 입학통지서가 왔으니 얼마나 기쁘겠어요. 자기. 내일부터 천천히 준비해요.“
" 자기는 너무 애들한테 유해요. "
여인은 투덜거리면서 자신을 감싼 남자한테 가만히 기대며 말을 이었다. 그러자 남자는 살며시 눈웃음을 지으며 여인에게 말했다.
"예전에 우리 애들만큼은 반드시 자유로이 키우겠다고 말한 사람이 자기였으면서도요. “
" .... 진짜 내가 여보한테는 무슨 말을 못하겠다니깐.. 알았어요. “
**
그렇게 리오의 호그와트 입학 준비를 하는 시간들은 금방 지나갔다. 다이애건 앨리에 가서, 말킨 부인의 옷가게에서 교복 망토 치수를 재고, 필요한 준비물들을 구매하고, 반려동물은 고양이와 부엉이 중에서 고민하다가 오빠의 호그와트에서는 부엉이가 최고라는 말에 아일롭스 부엉이 가게에 들렸다가 하얗고 에메랄드빛 눈동자를 지닌 부엉이와 운명의 끌림을 느낀 듯 일말의 고민도 없이 선택을 완료했다.
올리밴더스 지팡이 가게에서는, 역시나 제법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결국엔 그녀와 완벽하게 잘 맞는 지팡이가 나타났다.
마가목, 불사조의 깃, 약간 유연함. 올리밴더스는 리오를 선택한 지팡이를 보며 흥미롭다는듯이 중얼거렸다.
" 불사조의 깃을 넣어 만든 지팡이는 주인을 굉장히 까다롭게 선택하고, 길들이거나 충성심을 받아내는 것도 힘들지. 그러나 자네라면 이 지팡이를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군. "
" .. 올리밴더스씨, 제가 진짜로 이 지팡이를 잘 쓸 수 있을까요? "
리오는 지팡이를 상자에 담아 포장하는 올리밴더스를 보며 살짝 걱정이 된듯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올리밴더스는 느릿하게 말을 이으며, 포장을 끝낸 지팡이 상자를 그녀에 게 건네 주었다.
" 리아넬양, 내가 늘 하는 말이 있지. 지팡이는 마법사를 선택하고, 마법사는 지팡이를 선택한다는. 자네와 이 지팡이는 서로가 서로를 알아본것일세. 그러니 걱정 할 필요가 없을것 같군. "
" .. 감사합니다. 이제는 걱정하지 않으려구요. "
그에게 가볍게 고갤 숙이며 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서는 리오를 보며 올리밴더스는 중얼거렸다.
" 마가목과 불사조 깃털이라..그 에르시아 가문에서 범상치않은 마법사가 나왔군. "
**
어느덧 9월이 되고, 리오의 입학식날. 리오네 가족들은 킹스크로스역에 도착했다. 리오도 옛날에 오빠가 호그와트로 갈때 배웅을 할겸 같이 가보기도 했던지라 낯설지는 않은 곳이었으나, 이제는 자신이 호그와트에 입학하게 되어서 오게 된 것이라는 차이가 있었다.
" 너는 마법부 일로 바쁜 애가.. "
" 리오 호그와트 입학하는 날이라 배웅해준다고 하니까 다녀오라고 하시더라구요. "
어머니는 리오 손을 잡은채 걸음을 걷다가, 제 뒤에서 카트를 끌며 따라오는 제 아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반쯤은 핀잔섞인 목소리였으나, 어머니는 제 아들이 얼마나 동생을 좋아하고 아끼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가만히 웃다가 더이상 말을 잇지는 않았다.
" 오빠는 그렇게 일하는데도 안잘리는게 이상해. "
제 어머니의 손을 잡은채로 걷다가 리오는 제 오빠를 보며 말을 이었다.
" 리오야 그래도 오빠 일 잘하는 직원인데도! "
" 에이. 자꾸 그러면 나중에 내가 마법부 들어가서 확인할거야. "
" ...오빠랑 같이 마법부 출근해주게? "
" 취소. "
도란도란 말을 이어가다보니 벌써 익숙한 플랫폼 앞에 도착한 가족
9와 4분의 3 승강장.
후우.
이내 리오는 작게 숨을 고르다가 눈을 딱 감고는 카트를 잡곤 벽을 향해 뛰었다.
쑤욱.
이윽고 리오가 승강장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두 사람도 따라 들어갔고,
9와 4분의 3 승강장.
예전부터 봐온지라 이제는 익숙한 플랫폼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둘은 감회에 젖을 시간은 없었다.
" 우,우와.. 엄마.. 오빠... 이거 진짜.. 여러번 해도 안익숙할것 같아..."
적응 안된다는듯이 고개를 저으며 치를 떠는 리오를 보며 오빠는 가만히 웃다가 리오 짐을 호그와트 급행 열차에 실어주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어머니는 살짝은 긴장한듯한 리오 앞에 가만히 앉아 시선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 리오야, 많이 긴장되니? "
제 어머니의 물음에 리오는 작게 떨리는듯한 손을 잡으며 그녀와 시선을 맞췄다. 똑닮은 보랏빛 눈동자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 ...조금요. 어디 기숙사를 갈지 모르겠기도 하고.. "
아무것도 무서워하던게 없을 것만 같았던 제 막내딸이 이렇게까지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다니. 그녀는 작게 웃다가 가만히 리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걱정마렴. 우린 네가 어디 기숙사를 가도 축하해줄거란다. "
" 엄마랑 같은 기숙사가 그리핀도르였죠? "
" 오빠는 후플푸프. "
어느새 짐을 다 실은건지 그녀의 오빠도 곁에 와선 리오를 바라보았다. 걱정말라는듯이 살며시 웃어보이는 모습에 리오는 어느새 긴장했던 마음이 사르르 눈 녹듯이 사라졌다.
" ..오빠랑 같은 기숙사 되어도 좋겠다. "
" 그치,분명 후플푸프도 너한테 잘 어울릴거야. "
뿌우우.
열차의 경적소리가 울린다. 곧 출발한다는 신호나 다름없는 것이었기에 그들은 리오를 마저 꼭 안아주며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몇번이고 보냈다.
" 다녀올게요! "
" 리오야 공부하느라 바빠도 오빠한테 편지도 써주고...~!! "
" 바쁜 애한테 편지 써봤자 답장 늦을게 뻔하니 차라리 집에 더 써주렴. "
어머니는 거의 울기직전인 제 아들을 잡은채로 리오에게 마저 인사를 건넸고, 이윽고 리오가 기차에 타는 것을 보고나서야 안아프게 제 아들의 등짝을 한대 때렸다고.
" 아들, 주책맞구나. "
" 그치만 어머니.....리오가 호그와트 간다는게 얼마나 감격스러운데도요.. "
" 리오는 내 딸이지 네가 낳은게 아니란다. "
" 그치만 리오 내 동생인데도요?? "
**
리오는 복도로 걸어가다가 창밖을 보는데 오빠와 어머니 둘이서 아옹다옹하는 모습을 보며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다. 진짜 저 둘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안봐도 예상이 간다니까...
이윽고 빈 객실이 있나 하고 복도에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던 와중에, 빈 곳이 보여 리오는 그곳에 들어가 앉았다.
이제 호그와트에 가게 되면 많이 타게 될 기차였고, 익숙하게 보게 될 풍경들이었기에 리오는 가만히 창가에 머릴 기댄채로 앉아있었는데, 고요한 정적을 깨는 노크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객실 문이 열리며 한 소년이 그녀를 보며 난처한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붉은끼가 섞인 은발. 흡사 여름의 신록을 닮은듯한 청록빛 눈동자.
이미 호그와트에 재학중이었다가 새학기가 되어 학교로 가게 된 학생인건지 푸른빛의 기숙사 망토 차림까지.
난처한 듯한 미소를 지어보여도 어쩐지 모르게 그 입가에는 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듯 했다.
" 저런. 객실의 자리가 다 차고 이곳만 남아있는데.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합석해도 괜찮을련지. "
리오는 가만히 눈을 깜빡이다가 천천히 고갤 끄덕였다. 이윽고 소년은 낮게 미소지으며 객실 안으로 들어와 리오의 앞에 앉았다.
가까이서 보니 소년은 제법 준수한 외모를 가진게 보였다. 빤히 쳐다보는듯한 리오의 시선이 느껴진것인지 소년이 슬며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
" 이것도 인연인데, 자네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어봐도 되겠는가? "
... 분명 나이는 어려보이는데, 말투 때문인건지 리오는 소년을 보며 애늙은이.. 같다라는 생각을 하다가 소년의 말에 잠시 고민하는듯했으나, 이내 소년을 보며 말을 이었다.
" ..리아넬, 에르시아요. "
그녀의 이름을 듣곤 소년은 가만히 고갤 끄덕이며 청록빛 눈동자로 리오를 응시하며 다시금 여유로운듯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리아..혹은 리오라고도 불렸겠군. "
" ...? 그걸 어떻게 아세요...? "
" 리오군. 이라고 부를수 있게 해준다면 답을 해줄수도 있다네만. "
" ...되게 수상하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는데, 그런건 본인 이름도 알려주신 다음에 하시는게 먼저 아니에요?. "
약간은 장난끼가 섞여있는듯한 소년의 말에 리오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자 소년은 웃으며 그녀를 보다가 말을 이었다.
" 켈빈 페이레스크 드 헬름홀츠라네. 리오군. 편하게 켈빈이라고 불러도 괜찮고. "
" ..... 어.. 그런데 먼저 호그와트 다니고 계신거 아니에요..? 저는 이제 입학식 하는데. "
리오는 켈빈의 말에 그러면 선배라고 불러야.. 라며 작게 고민하는듯 했으나..
켈빈이 호칭에 딱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듯한 모습을 보며 ...그래도 집에서 예의범절은 잘 배우고 왔기에 선배라는 호칭으로 부르기로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고.
" ..선배는 그러면, 기숙사가..어.. 파란걸 보니 래번클로세요? "
" 처음이라더니 정확히 알고 있군. 그렇다네. "
켈빈은 리오의 물음에 고갤 끄덕이며 시선을 맞추었다.
그렇다면 리오군, 자네는 어느 기숙사로 가고 싶은가?
그가 아직은 회색빛인 리오의 호그와트 망토를 바라보며 그녀에게 다시금 물었다.
" ..음.. 저는 엄마가 있던 그리핀도르나.. 오빠가 있었던 후플푸프로 가고 싶긴 해요. "
" 그리핀도르나... 후플푸프라.. 어울리는군. .. 그나저나, 호그와트에 도착하고나선 자네가 날 모르는척 하면 슬플것 같네만.. "
자연스레 물흐르듯이 이어지는 대화의 흐름에 리오는 이게 대체 뭐지.. 하는 눈으로 켈빈을 바라보았다.
" .. 모르는 척은 안하죠. 지나가면서 볼 수도 있고.. "
" 약속한걸세. "
자신의 말에 살며시 눈웃음을 짓는 켈빈을 보며 리오는 정말이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을 만나버렸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윽고 열차가 목적지에 도착했고, 재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이동했고 신입생들은 열차에서 내려 무엇을 해야하나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호그와트의 사냥터지기가 나타나 신입생들을 모으며 안내하기 시작했다.
리오도 어디로 가야하나. 라고 잠시 머뭇거리고 있다가, 어느새 켈빈이 자신의 뒤에서 나타나 사냥터지기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고 가르켜주고는, 슬며시 눈웃음을 지은채 자리를 뜨는걸 본 리오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
역시 이상한 선배...
그러나 길을 잃을 뻔한 자신을 옳은 곳으로 데려다준 것은 맞았기에 켈빈을 모르는 척 안하기로 다짐했다고.
**
언제나 그는 명확하게 답을 해주진 않았다. 애매하고, 어렴풋이. 간결하게 답을 해주면서 자신에 대한 것은 많이 알리지 않았던 이.
늘, 이 관계에서 명확하고 긴 대답을 해오는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 또한 질려버린 것일까. 켈빈의 주기적으로 보내오던 편지도 오래전에 끊긴지 오래였다고.
" ...선배는 잘 지내고 계신걸까. "
리오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에 자신의 탁자에 놓여있던, 예전에 같이 찍었던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 시절의 약간은 앳된 모습이 담겨있는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켈빈과 이런걸 왜 찍냐며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
지금 와서 보니 참으로 잘한 일이긴 했었다. 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이 남자는 이제 소식조차 들려오지 않으니 말이다.
한참 업무를 보던 와중에, 사무실 문에 달린 방울이 딸랑. 하고 울리며 그녀의 상사인 첼시아 국장이 들어와 출동 임무라며 브리핑을 하려고 했기에 리오도 국장이 말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 이번 어둠의 마법사 체포 명단 중 가장 유의해야될 인물이 있는데 .. 흠, 리아넬. 나 좀 개인적으로 보겠나? "
오러들에게 주어진 체포업무에 대해서 설명하던 와중에 국장은 리오를 바라보며 고갤 돌렸고, 리오는 무슨 일인가 싶어서 첼시아의 개인 사무실로 같이 향했다.
그리고 그녀가 국장의 사무실로 들어오자, 첼시아는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지팡이를 꺼내 방음 마법을 비롯해서 보안 마법을 치기 시작했다.
" 아니, 국장님. 대체 무슨 일이시길래... 이렇게까지 하시는건데요? "
당연히 의문이 들수 밖에 없다가, 리오는 제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한가지 생각에 입을 닫았고 국장은 그런 리오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생각이 맞다는듯이 고갤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 ..자네가 예상한대로 이렇게 개인적으로 부른 건 기사단 일과 관련된 일이라서 그러네. "
" .. 기사단원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
국장의 말에 살짝 눈매가 가늘어지며 그녀를 계속 응시하고 있는 리오.
" ..켈빈 헬름홀츠라는 마법사에 대해 알고 있나? "
" ... 네? "
리오는 자신이 방금 들은 이름을 못믿겠다는듯 다시금 첼시아에게 되물었다.
" 요새 나타나기만 하면 오러들뿐만 아니라 기사단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죽음을 먹는 자일세."
" ..아...켈빈,아니.. 선배가 어째서요?.. 분명 예전에 ..만났을땐.."
"그렇지. 그가 호그와트 재학 중일때는, 그림으로 그린듯한 다시는 없을 완벽한 이였지. "
첼시아는 리오의 물음에 가만히 생각하는듯하다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 그러나, 그의 호그와트 졸업 이후 얼마 안있어서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집안사람들이 전부 몰살 당했다고 하더군. 아버지인 헬름홀츠 공작도 포함이고 말이야. ... 이제는 그가 유일한 헬름홀츠가의 생존자라네. "
그때 마지막으로 봤을 때 괜찮아보였는데...
아니,
그는 늘 그렇듯이, 괜찮은척 한걸지도 몰랐다.
" ...리아넬 자네, 괜찮은가? "
사색이 된 리오의 표정을 읽은 첼시아가 그녀에게 물었다. 리오는 겨우겨우 제 감정을 억누른채로 답했다.
" 네... 조금 놀랐지만 괜찮습니다. 네.국장님, 그렇다면, 켈빈을 ... 체포해야 되는건가요? "
" .....오러들의 국장으로써 보았을때, 그는 참으로 위험한 이일세. 하지만 잡을 수 있다면 잡아야겠지. ..그래서 자네한테 이 이야기를 한 것 일세. "
리오는 갑작스레 전해진 켈빈의 소식에 머릿속에서 그 내용들이 하나도 정리되지 않았으나, 첼시아의 말에 다시금 귀를 기울였다.
" ..제가, 무얼 하면 되는걸까요? "
" 평소와 같이 오러 업무를 하면서도, 켈빈을 체포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그를 찾게나."
" ... 알겠습니다. "
이윽고 이야기가 다 마무리되고 리오는 국장의 사무실에서 나와 한숨을 폭 내쉬다가, 자신의 자리에 다시금 돌아와 앉았다.
여전히 변치않은 그 시절의 모습의 켈빈의 사진을 바라보며 그녀는 생각에 잠겼다.
간결한 대답이 아니라 조금 더 명확한 답을 듣고 싶었다라고.
말해줄걸 그랬다.
나는 선배에 대해서, 켈빈. 당신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싶었노라고.
그리고 그때 당신의 얼굴에서 피로감을 비롯한 무엇인가를 꾹.. 참는듯한 느낌이 스쳐지나간 것을...
알았어야만 했는데.
구원이라고 누군가 말하면 어느 한쪽은 구원받아야 하며,
어느 한쪽은 그를 구해야만 한다.
...
그러한 이야기도 좋지만 지금, 이 이야기는 다르다.
***
" ...저런. 마법부에서도 귀한 객이 여기까지 찾아오셨군. "
낮게 울리는 익숙한 목소리. 그녀가 자신을 향해 지팡이를 겨누자 쓰고 있던 로브 후드 부분을 벗으며 남자는 돌아섰다.
붉은빛이 섞인 은발의 머리카락, 유독 더 짙게 보이는듯한 청록의 눈동자.
언제나,
자신만만하던 입가에 어린 미소.
그는 리오의 기억 속에서 존재하던 약간은 어려보이던 소년의 모습보다, 훨씬 더 남자가 되어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 ...선.. 아니, 켈빈. 당신이 왜 여기에 있는건데요."
" 자네말곤 답해주지 않을 생각이었지만은, 리오군. 자네가 직접 찾아왔으니 답은 해주도록할까.. 그래, 그분의 뜻에 반하는 이들을 처리할 겸 왔다네. 그러다가 자네를 보게된거고. "
리오의 물음에 켈빈은 가만히 눈을 깜빡이다가 답해주었다.
그러나, 오래간만의 회후는 여기서 끝났고 켈빈은 예전과는 달리 먼저 그녀에게 다가가지만은 않았다.
멀찍이,
그녀를 바라보며 서있을 뿐이었다.
" ....켈빈, 당신은... 내가 그렇게 못미더웠어요? "
" ..음? "
갑자기 훅 들어온듯한 리오의 질문에 켈빈은 가만히 고갤 기울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리오는 그를 향해 겨누고 있던 지팡이를 내린채 마저 말을 이었다.
" ...처음부터, 선배는 아무것도 명확하게 답해주지 않았잖아요. 제가 뭐라도 물어보면 나중에 답해준다면서 늘 간결하게 답변을 끝내버리고. 언제 한번이라도 명확하게 나나, 그애 물음에 답해주신 적이 한번이라도 있기는 하셨어요? "
...그래, 반쯤은 투정이며, 반은 말없이 연락을 끊어버린 그에 대한 화풀이였을지도 몰랐다.
그런 리오를 바라보며 쏟아내던 말들을 듣고 있던 켈빈이 입을 열었다.
" ... 나보다는 자네 이야기를 듣는것이 더 좋았다라는 핑계 같은것은 통하지 않겠지. .. 그것은 미안하게 생각하다네 리오군. "
" ....선배는 지금 이순간까지도...! "
리오는 여전히 명확하게 답변을 해주지 않는 켈빈을 바라보며 인상을 쓰다가 지팡이를 꾹 다시금 쥐었다.
그러자 그런 리오를 바라보고 있던 켈빈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 ..나는 예전과는 다르게 완전히 변해버렸고, 자네는 이미 예전보다 찬란히 빛나는 이지. 그러니, 리오군. 이시간부로 나에 대한걸 잊게나. 돌아갈 수 없는 이에게 미련 같은걸 갖지 말고. "
" ... 웃기는 소리 하지마세요. "
리오는 켈빈의 그런 말을 듣곤 멀어져 있던 거리를 좁히려는듯이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리곤 켈빈의 앞에 멈춰섰다.
" 자네. "
" ... 이런말을 해놓고, 자기 혼자서 과거와 지금의 상처들과 외로움을 다 끌어안고 살겠다고요? "
" ..이미 늦어버렸어. 자네가 알고 있던 켈빈이라는 이로는 돌아갈수도 없고, 멈출수도 없으니...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말게나. 리오군."
켈빈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리오의 보랏빛 눈동자를 피하며, 이윽고 시선을 돌렸다.
그녀를 바라보지 않겠다라는 듯이.
" 아니요, 켈빈. …멈출 수 있어요. 내가 그럴수 있도록 도와줄게요. "
손을 내밀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변치 않는 신념과 확신에 차있는 눈동자.
켈빈은 찬란하게 빛나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자신이 그녀에게 답 할 수 있는 대답을 했다.
" 익스팩토 패트로눔. "
그가 지팡이를 들어 주문을 읆자, 지팡이 끝에서 은색 빛줄기가 튀어나오더니 금새 한 형체를 갖춘다.
그것은 바로 고양이였다.
리오의 패트로누스와 똑닮은.
켈빈의 패트로누스 고양이가 나타나 이리저리 자신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며 리오는 그가 이번에는 여느때와 같이 간결한 대답이 아닌, 자신에게 명확한 대답을 해준것임을 알았다.
죽음을 먹는 자가 되었음에도 패트로누스 마법이 가능하다면, 영혼이 고결하고 더럽혀지지 않았다는 것.
켈빈은, 여전히 자신이 알고 있던 그였고.
자신과 함께 돌아가는것을 그 누구보다도 바라고 있다는것을. ..
**
켈빈 헬름홀츠는 리아넬 에르시아를 사랑하고,
리아넬 에르시아 또한 켈빈 헬름홀츠를 사랑하니까.



